학원 관리 SaaS를 만들면서 계속 부딪히는 질문이 있다.

“이걸 시스템이 알아서 처리해야 하나, 선생님한테 확인을 받아야 하나?”

예를 들어:

  • 청구서를 매달 자동 발행할까, 선생님이 확인 버튼을 눌러야 발행할까?
  • 학생이 지각하면 학부모에게 알림을 바로 보낼까, 선생님이 보낼지 말지 결정할까?
  • 형제가 퇴원하면 형제 할인을 자동으로 해제할까, 선생님에게 물어볼까?

기능 하나하나에 이 질문이 따라붙는다. 자동화하면 편하지만 실수하면 학부모에게 잘못된 알림이 간다. 확인을 넣으면 안전하지만 선생님이 매번 버튼 누르는 게 피로해진다.

뚜렷한 기준 없이 기능마다 “이건 자동으로 하자”, “이건 확인 넣자”를 감으로 결정하고 있었다. 그래서 AI(Claude)에게 물어봤다. “이 주제에 대해 읽으면 좋을 책이 있을까?”

AI가 추천한 책들

직접적으로 관련된 책

1. Humans and Automation — Thomas Sheridan

자동화 연구의 원조 격인 책이다. “자동화 10단계 모델”이 유명한데, Level 1(인간이 전부 결정)부터 Level 10(시스템이 전부 처리, 인간은 무시)까지의 스펙트럼을 정의한다. 모든 기능을 “자동이냐 수동이냐”의 이분법이 아니라, 10단계 중 어디에 놓을지 생각하게 해주는 프레임워크다.

2. About Face: The Essentials of Interaction Design — Alan Cooper

인터랙션 디자인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책. 사용자 제어권, 승인 흐름, 모달과 비모달 설계를 체계적으로 다룬다. “확인 다이얼로그를 넣을지 말지”를 고민할 때 참고할 원칙들이 있다.

3. Don’t Make Me Think — Steve Krug

짧고 실용적인 웹 사용성 책. 승인 단계를 추가할 때마다 사용자가 “생각해야 하는 순간”이 늘어난다는 관점에서, 정말 필요한 확인과 불필요한 확인을 구분하는 감각을 준다.

간접적으로 관련된 책

4.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— Don Norman

어포던스, 피드백, 에러 방지 원칙의 교과서. “시스템이 알아서 하되 실수를 방지하는 설계”의 기초가 되는 책이다.

5. Designing with the Mind in Mind — Jeff Johnson

인지심리학 기반 UI 설계. 사용자가 왜 승인 피로(approval fatigue)를 느끼는지, 어떤 종류의 자동화가 안심감을 주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.

핵심 논문 (무료)

Parasuraman, Sheridan & Wickens (2000) — “A Model for Types and Levels of Human Interaction with Automation”

IEEE에 실린 논문인데, 자동화를 4가지 기능(정보 수집 → 분석 → 의사결정 → 실행)별로 나누고 각각에 10단계 레벨을 정의한다. 가장 실용적이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레임워크. PhilPapers 링크에서 읽을 수 있다.

이 고민을 하면서 나온 임시 기준

책을 읽기 전이지만, AI와 대화하면서 우리 시스템에 맞는 의사결정 트리를 하나 만들었다.

학부모에게 직접 전송되는가?
  → YES → 미리보기 + 교사 확인 후 발송
  → NO ↓

금전에 영향이 있는가? (청구서, 할인, 환불)
  → YES → 교사 확인 필수 (최소 1-click 승인)
  → NO ↓

되돌리기가 쉬운가?
  → NO → 교사 확인 필수
  → YES ↓

빈도가 높은 반복 작업인가?
  → YES → 자동 실행 + 사후 리뷰
  → NO → 교사가 직접 실행

그리고 모든 단계에서 캠퍼스별 override 옵션을 제공한다. 같은 기능이라도 학원마다 운영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. 어떤 원장님은 “알아서 해줘”를 원하고, 어떤 원장님은 “내가 다 확인할게”를 원한다.

다음 글 예고

위 책들을 하나씩 읽으면서, 실제로 우리 시스템의 기능들에 적용해본 내용을 후속 글로 쓸 예정이다. 특히 Parasuraman의 자동화 레벨 모델로 기존 기능들을 분류해보는 작업이 기대된다.


이 글의 추천 도서 목록과 분석 프레임워크는 Claude(AI)와의 대화에서 나왔습니다. 책을 읽고 나서의 실제 리뷰와 적용기는 후속 글에서 다룹니다.